휘게 HYGGE '당신,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

휘게 HYGGE
'당신,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

몇 해 전부터 유행처럼 번졌던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어로, “당신의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의미한다. 현재의 즐거움을 최우선 순위로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하는 이 말은 차곡차곡 미래를 대비하던 과거 세대와 다른 환경에 처한 청춘들의 세태를 반영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이들에게 욜로는 너무나 멋지고 달콤하게 느껴졌고, 자연스레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이제 수많은 인스타그램 계정은 누구보다 예쁜 사람들, 맛있는 음식, 멋진 여행 사진들로 넘쳐난다. 인스타그램 속, 개츠비의 파티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욜로(YOLO), 지속 가능한 행복일까?

그러나 미국 최고의 부자 래퍼 드레이크가 말하는 욜로는 많은 이들에게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 현실에서는 이 마법의 주문을 쉽게 실감할 수조차 없이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 아무리 청춘이라 한들, 패기롭게 떠나기는 두려웠던 사람들에게 <꽃보다 청춘>은 어쩌면 TV 속에서만 이룰 수 있는 욜로였을지도 모른다.

21세기, 인생이 두 배로 곱해진 100세 시대에 오늘만 생각하기엔 우리 모두 너무나 젊고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욜로에 대한 반작용 또한 존재한다.  


욜라(YOLA)는

- Yong Needs Pension 젊으니까 연금에 가입하라.

- Ongoing Wealth Management 지속해서 자산관리를 받아라.

- Long term Investment 장기 투자를 시작하라.

- Assert Allocation 균형 있게 자산을 분배하라.

는 뜻의 약어로, 욜로의 삶의 방식에 대해 경계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삶의 태도를 뜻하는 신조어다. 차곡차곡 쌓으며 미래를 대비하는 삶, 꼭 필요하지만 구미가 당기지는 않는다. 현재를 즐기거나, 미래를 대비하거나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을까? 미래를 대비하면서 현재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의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삶에 대한 새로운 태도, 휘게(HYGGE)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발간한 ‘세계 행복 보고서 2016’에 따르면 157개국 가운데 덴마크는 행복 지수 1위였다. 이에 반해 한국은 1인당 GDP가 세계 29위인데 행복지수는 58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들보다 행복하지 못할까? 여행을 가면, 비싼 옷을 사면 행복해질까? 날마다 그렇다면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삶의 대부분은 평범하고 단출한 일상으로 꾸려진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일상 속 행복을 느끼지 못해서’라는 인식은 ‘휘게 라이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인스타그램에 한글로 휘게를 검색하면 그에 관련된 게시물은 20,000개에 육박한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휘게는 BBC 등에 소개되며 그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그렇다면 휘게란 무엇일까? 휘게는 특정 사물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편안하고 행복한 분위기와 감정을 표현할 때 쓰는 덴마크 단어다. ‘휘게 라이프'는 편안하고 아늑한 상태를 추구하는 덴마크식 라이프스타일로,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자극적인 것보다는 은은한 것들을 추구하는 여유로운 삶의 태도를 뜻한다. 삶에는 대단한 것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믿음, 휘게는 여기서 시작한다. 욜로가 지금 현재 이 순간의 쾌락을 추구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면, 휘게는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순간을 감사히 여기고 행복을 느끼는 것.


당신,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 

이러한 휘게 열풍 아래, 인기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속 이효리가 보여주는 자연스럽고 따뜻한 생활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꼭 공기 좋은 제주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휘게는 아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 내 방이 주는 안정감, 샤워 후 긴장을 풀어도 될 것 같은 느낌. 생소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들. 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 속에 누워서 귤을 까먹는 것 따위. 휘게는 멀리 있지 않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하는 아낌없는 투자와 여행으로 만족감을 얻는다. 또 다른 누군가는 거주하는 집을 꾸미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정답은 없다. 하지만 욜로와 휘게, 이것은 단순히 한 시대를 흘러가는 유행어가 아닌 우리가 맞이할 다음 시대에 대한 힌트가 아닐까?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든지 궁극적인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행복이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상 속 행복을 찾아보자. 얼마나 누리며 사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을 것이다. 내가 서 있는 이곳에 바로 행복이 있다면.


글 손시현

에스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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